끄적끄적

잘 지내셨나요

Hyang Yoo 2025. 8. 6. 03:24

몇 개월만의 블로그에
뭐라고 얘길 꺼내야 할지
짐작도 되지 않는 나입니다.

다만 잘 지내셨나요?
이 말을 묻고 싶네요.
제 글을 읽게 될 불특정 다수에게
그리고 저한테도요.

글을 올리지 않게 된 이유는
딱히 특정해 두지 않았지만
'의미 없는 문장들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다'
라는 말로 답변하고 싶습니다.

왜인지 몰라도
저는 그간 겪었던 여러 일들과
채워갔던 일상들로 인해
속히 말하는 '쓰잘대기 없는 말'로
제 공간을 채우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하는 업무에도
지나치게 뭉텅이로 잘라내는
효율적인 방식이 적용되어
개선해야 하는 점도 생기게 됐고요.

그런데도
제가 글을 적는 이유는
내가 나일 때의 문체가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간 있었던 일들과
겪었던 감정들을 풀어보려고 해요.

가장 큰 변화로는
여름을 좋아하게 된 것.

기존의 저는 여름을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참을 수 없는 찝찝함.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
이건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더 소중한 것들을 발견했달까요.

시집을 읽기 시작한 저는
빛나는 문장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흰돌 - 아직은 작은 숲이지만
흰돌 - 아직은 작은 숲이지만



읽기만 해도 여름 내음이
나는 풍경이 그려짐에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풀숲으로 간 기분.

이 글을 발견하게 되어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셨다면
축하드립니다.
당신도 여름의 한 조각을
더 사랑하거나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

싫어하던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엔
다양한 이유가 필요하기도 하죠.
저에게 두 번째 이유는 페스티벌이었어요.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반짝이는 눈빛을 하곤 음악에 맞춰
무대를 향해 손을 던지고
깃발을 중심으로 이보다 행복할 수 없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뛰어다니는 사람들.
심장을 때리는 듯한 음악과
수천수만번은 날 위로했을 가사를
직접 듣는 순간들.

이 모든 일들을 그저 좋았다고 함축하기엔
표현보다 넘치는 일들이지만
'영혼을 치유 받았다'라는 말이 표현하기에
제일 적절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도 인생에 새겨질 경험을 한 저는
이후에도 몇번이나 페스티벌을 방문했고
혼자 록 페스티벌을 가는 멋진 어른도 되어보았습니다.
(다음 달에 이것 때문에 부산도 가는 멋쟁이)

그리고 두 번째 변화가 있다면
나름 '열심히 사는 법'을 정립 중이랄까요.

영화 한 편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보기 어려워했던 사람이
그래도 90%에 가까운 순수 업무 시간을
끌어내기 시작했다는 것.

점이 아니라 편집한 클립 맞습니다



이유로는 죽음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게 되는 경험을 접하게 되어서인 것 같습니다.
가까운 분들이 떠나가는 시기가
너무나 맘이 좋지 않게도 지금인 것 같은데
지금 떠나게 되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떠나갈 자신이 무섭다고 느껴지게 되었어요.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항상 느끼는 감정은 아니지만
이에 덧붙여져 오는 생각 중엔
많이 나눌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떠났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
장황하지만 예를 들자면 최근에 갔던
메이드 카페가 예시가 되겠네요.



경험자로서 말씀드리자면
잡담 최강자들에게 추천해 드려요.
저는 사회성을 갈아 넣었는데도
직원분에게 "아 그래요?" "헉 정말요?"
같은 반응을 70% 이상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모쪼록 도전할 용자들에게 힘이 되기를...

또 하나의 예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몰랐던 현대인이
자신을 찾아가는 진부한 얘기지만
아래 스틸컷 개념으로 수록된 문장을 보고
문체가 마음에 드신다면 몇 달 뒤쯤
제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길 바라요.

소설 공 中
[ "낭만을 향유하는 모든 이가
넘치게 사랑받는 그날까지"
...
"난 여름의 한가운데서
너를 부르는 방법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뭐라 형언할 수 없이
마음가짐이 달라진 게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하루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상을 보내더라도
당장에 달라질 것 없는
눈앞의 것들에 원망하기도 하고

웃음의 빈도는 높아졌지만
밀도는 어떤지 모르겠는
여러 날에 의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런 날들이 모여
먼 훗날 정답이 아니더라도
대답을 전해주지 않을까요.

그러니 지금까지의
당신은 어떤지
남들이 궁금해하지 않은
케케묵은 그날의 기억까지도
세세하게 물으며
당신의 언어를 궁금해하고 싶습니다.

잘 지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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